집 밖을 나설때마다 ‘카페말고! 서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휴공간은 어디에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단순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금전적인 여유가 없고 사람들과 작당모의 하거나 노트북 할 공간은 필요한 본인에게는 절실한 정보가 된다. 한편 분명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정보일텐데 왜 인터넷에는 잘 정리되어 있지 않을까 의문이 든다. 유휴공간에 대한 상상을 하지 않아서 혹은 명확한 경제적 이득을 얻는 주체가 없는 정보라서 등등 여러가지 이유들을 추측해보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공익정보에 대한 필요성이나 지식을 보유한 각각의 개인이 흩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의 삶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올려보자 라는 아이디어와 이를 실현할 공간이 필요한 것 아닐까.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공익위키는 공익활동에 대한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연결하는 사이트이다. 불특정 다수가 협업을 통해 내용을 수정하고 만들어내는 위키(wiki)를 활용해 공익 목적의 정보를 다양한 시민들의 협력으로 모으는 공간의 의미를 갖고 있다. 위키 제안과 위키 정보로 이루어진 공익위키 플렛폼
6월 22일 비가 내리던 날, 경기도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첫 오프라인 워크숍이 열렸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서 비슷한 화두로 모은 5개의 조가 만들어졌는데 내가 속한 4조의 주제는 ‘자원봉사, 복지, 공유’였다. 토론과 협력을 통해 진행하는 활동인만큼, 열린 마음을 갖고 서로가 지켜야 할 약속에 대해 환기하는 것을 시작으로 모둠 활동을 진행했다.
먼저, 함께 만들고 싶은 위키 주제의 방향성을 정하기 위해 사전 인터뷰 때 제안한 주제 선택 이유, 그와 관련한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했다. 4조에서는 1.시간은행 사이트(개념 소개), 2.노인복지(정책 정보), 3.아이돌봄 지원정책, 4.외국인 복지(한국에서 외국인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 정보)로 다양한 조원들의 개성만큼 다채로운 주제가 나왔다. 그 중 시간은행에 대해 처음 듣는 사람이 많고 생소한 개념이라 조원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었다.
시간은행(Time Bank)는 과거 품앗이의 개념처럼 누군가에게 베풀 수 있는 도움을 시간단위로 적립하고 그 시간 만큼의 도움을 누군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체계다. 연연은 “우리 사회에 도움이 필요하고 또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연결해줄 사이트이 필요”하다는 제안 이유를 말했다. 이에 어르길은 “최근에 출산을 한 지인이 아이를 맡길 사람이 없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다”는 경험을 공유해주었고 수정은 “시간은행이 제대로 쓰이려면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바탕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제를 시간은행제로 정하고, 위키에 어떤 내용이 담겼으면 좋겠는지 누가 이 위키에 참여하면 좋을지 이야기했다. 한국에는 시간은행에 대해 정착된 의견이 없어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볼 수 있는 매체로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공일위키에서 시간은행이라는 틀을 구체화하고 정책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 은퇴하신 후 활동을 고민하는 분들과 장애인이나 출산한 여성, 자본주의적 교환방식 외에 관심을 가진 사회학자 등이 공익위키에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오갔다. 이런 내용을 공익위키 사이트 ‘제안' 항목에 직접 게시했다.
목차에 들어갈 항목을 직접 정하고 각 항목에 대해 조원들이 담당하여 자료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항목별로 담당자를 협의하여 정하면서 오프라인 만남을 마무리했다. (시간은행 플랫폼 위키 보기) 4조 ‘시간은행’에 대한 공익위키 목차
공익위키 작성을 위한 온라인 모임이 두차례 진행되었다. 공유문서를 함께 보면서 목차에서 정한 역할에 따라 조사해온 내용을 공유하고, 공동 편집하며 글을 함께 다듬어 나갔다.
회의를 하면서 나온 주요 보안사항은 이렇다.
4조의 공동편집문서
2차 온라인 회의 마지막에는 위키의 형식으로 우리 조의 게시물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 뿌듯함이 마음한켠에서 쭉 올라왔다. 4조 팀원들은 협력의 과정을 알게 되었다는 감상평을 공유했다.
집단지성에서 집단이란 단순 여럿이 모인 모습이 아닌, 공동으로 무언가를 도모하는 행위이다. 3번의 만남으로 이 정도 밀도있는 결과물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공익활동이라는 테마로 모인 사람들의 ‘협력'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혼자라면 쉽사리 용기내지 못할 일을 시도할 수 있었고, 위키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객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여러명의 판단이 게시물 보완에 좋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정보는 상호적이며 유동적이다. 앞으로 공익위키라는 사이트가 혹은 어떤 사람들간의 만남이 지식을 연결하는 맥락을 만들어내는 살아있는 정보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